현장인터뷰:: 요양보호사 케어 현장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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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재협 작성일08-08-14 00:00 조회16,42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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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의 반 지하 단칸방에는 최종현씨(81, 가명)씨와 부인 김기자(78, 가명)씨, 형광등 아래에 집을 친 거미가 함께 살고 있다.
최 씨는 요양등급 3등급자로 음식도 못 먹고 누워만 지낸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자부담은 들지 않지만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김씨가 폐지·고철 수거 등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집에 요양보호사 오정현(54,가명)씨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찾아간다.
지난 11일 오씨는 최씨의 집에 도착하자 머리를 감고 싶다는 최씨의 바람으로 집의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최씨의 머리를 감겨준다. 부인 김씨는 옆에서 샴푸도 가져다주고 이불 젖지 말라고 비닐을 깔아주기도 하는 등 요양보호사를 돕는다.
김씨도 허리가 굽어 거동이 편한 상태는 아니다.
이곳에서 요양보호사 오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씨는 지난 6월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7월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작과 동시에 그도 함께 일을 시작했다. 영등포의 한 재가기관에 월급제로 등록된 그는 "요양보험이 좋은 제도이지만 많은 요양보호사를 배출만 해놓고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는 형태"라고 말했다.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실습 제대로 안 돼
그는 오십 줄이 훌쩍 넘어 간병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53세 때 시작해서 54세에 받았다. 그는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서 배우고 자격증을 땄지만 그곳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기관의 문제점은 실제적인 것이 없다는 거예요. 실습도 거의 잘 안됐고. 27명 정원의 입소노인이 있는 시설에 학원생 40명이 한꺼번에 실습하러 갔습니다. 실질적인 케어하는 요령, 노인 간병하는 일을 배우기보다 다른 잡일하기가 허다했지요. 그러니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것에 겁을 먹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에 따르면 학원에는 병원같은 기관 간호사 출신 강사들이 많은데 이들은 실기나 교육에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에서 케어 하는 방법론적 강의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실습에서 현장의 실제적인 것을 경험하고 노하우를 익힐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마저 잘 안됐다는 지적이다.
“군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하고 오세요”
한 실습생이 실습하러 간 요양기관에서 간병일이 아닌 다른 잡일을 시키자 화가나서 기관과 싸우고 난 뒤 학원과 그 기관의 연계가 끊어졌다.
학원 원장은 실습할 수 있는 요양기관이 아쉬운 마당에 이런 일이 벌어지자 학원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공지했다.
“군말 없이 기관이나 시설에서 시키는 대로 하다 오세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실습하러 가서도 할 일없이 시간만 채우고 자격증을 받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일단 따고 보자. 그리고 나중에 생각하자”
요양보호사 오 씨에 따르면 학원 동기생 40명중에 반 이상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바로 취업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취업을 했다가 며칠 일해보고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오씨는 그것이 학원의 잘못된 교육과 과대광고가 야기한 결과라고 말한다.
“처음 학원에서는 200, 180, 150. 130 등 교육받는 내내 예상하는 임금액이 들쑥날쑥했어요. 그것도 정확한 정보가 아닌, ~카더라, 하더라, 등의 책임회피성의 말들이었죠. 약간의 희망은 취업과 동시에 좌절되기 시작했습니다”
돈 보면 일할 수 없는 열악한 임금 조건
정상적인 사람도 아닌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을 하는 요양보호사의 노동 강도는 다른 직업보다 더 세다.
특히나 재가기관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집에 일일이 찾아다니며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독거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는 열악한 환경에 사는 경우가 많아 요양보호사 자신도 힘들다.
또 요즘 같은 무더위에 그는 쉽게 지친다.
“솔직히 돈 보고 일을 하려면 못하죠. 이 임금에 다른 일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봉사하는 마음, 복지 정신이 없으면 일하기 어렵습니다. 허망한 노동의 댓가예요”
힘없이 말하는 오씨의 얼굴에서 외려 기자가 미안해진다. 그는 월 90만원에 식비를 지원받는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된 지 이제 한 달 지났으나 벌써 요양시설, 재가시설 등에서는 요양보호사가 하루, 일주일 일하다 그만둔 일이 허다하다.
서비스를 신청한 노인의 경우 자주 바뀌는 요양보호사에게 항의하기도 한다.
아침부터 계속 이어지는 방문요양 일정으로 점심도 거른 오씨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돈이 적으니까 일할 의욕도 없고 솔직히 일안하고 시간만 때우는 경우도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의 말은 추측이라고 하지만 금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복지뉴스 2008-08-12>
최 씨는 요양등급 3등급자로 음식도 못 먹고 누워만 지낸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자부담은 들지 않지만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김씨가 폐지·고철 수거 등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집에 요양보호사 오정현(54,가명)씨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찾아간다.
지난 11일 오씨는 최씨의 집에 도착하자 머리를 감고 싶다는 최씨의 바람으로 집의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최씨의 머리를 감겨준다. 부인 김씨는 옆에서 샴푸도 가져다주고 이불 젖지 말라고 비닐을 깔아주기도 하는 등 요양보호사를 돕는다.
김씨도 허리가 굽어 거동이 편한 상태는 아니다.
이곳에서 요양보호사 오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씨는 지난 6월 요양보호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7월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작과 동시에 그도 함께 일을 시작했다. 영등포의 한 재가기관에 월급제로 등록된 그는 "요양보험이 좋은 제도이지만 많은 요양보호사를 배출만 해놓고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는 형태"라고 말했다.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실습 제대로 안 돼
그는 오십 줄이 훌쩍 넘어 간병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53세 때 시작해서 54세에 받았다. 그는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서 배우고 자격증을 땄지만 그곳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교육기관의 문제점은 실제적인 것이 없다는 거예요. 실습도 거의 잘 안됐고. 27명 정원의 입소노인이 있는 시설에 학원생 40명이 한꺼번에 실습하러 갔습니다. 실질적인 케어하는 요령, 노인 간병하는 일을 배우기보다 다른 잡일하기가 허다했지요. 그러니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것에 겁을 먹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에 따르면 학원에는 병원같은 기관 간호사 출신 강사들이 많은데 이들은 실기나 교육에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에서 케어 하는 방법론적 강의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실습에서 현장의 실제적인 것을 경험하고 노하우를 익힐 수 있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마저 잘 안됐다는 지적이다.
“군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하고 오세요”
한 실습생이 실습하러 간 요양기관에서 간병일이 아닌 다른 잡일을 시키자 화가나서 기관과 싸우고 난 뒤 학원과 그 기관의 연계가 끊어졌다.
학원 원장은 실습할 수 있는 요양기관이 아쉬운 마당에 이런 일이 벌어지자 학원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공지했다.
“군말 없이 기관이나 시설에서 시키는 대로 하다 오세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실습하러 가서도 할 일없이 시간만 채우고 자격증을 받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일단 따고 보자. 그리고 나중에 생각하자”
요양보호사 오 씨에 따르면 학원 동기생 40명중에 반 이상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바로 취업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취업을 했다가 며칠 일해보고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오씨는 그것이 학원의 잘못된 교육과 과대광고가 야기한 결과라고 말한다.
“처음 학원에서는 200, 180, 150. 130 등 교육받는 내내 예상하는 임금액이 들쑥날쑥했어요. 그것도 정확한 정보가 아닌, ~카더라, 하더라, 등의 책임회피성의 말들이었죠. 약간의 희망은 취업과 동시에 좌절되기 시작했습니다”
돈 보면 일할 수 없는 열악한 임금 조건
정상적인 사람도 아닌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을 하는 요양보호사의 노동 강도는 다른 직업보다 더 세다.
특히나 재가기관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집에 일일이 찾아다니며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독거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는 열악한 환경에 사는 경우가 많아 요양보호사 자신도 힘들다.
또 요즘 같은 무더위에 그는 쉽게 지친다.
“솔직히 돈 보고 일을 하려면 못하죠. 이 임금에 다른 일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봉사하는 마음, 복지 정신이 없으면 일하기 어렵습니다. 허망한 노동의 댓가예요”
힘없이 말하는 오씨의 얼굴에서 외려 기자가 미안해진다. 그는 월 90만원에 식비를 지원받는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작된 지 이제 한 달 지났으나 벌써 요양시설, 재가시설 등에서는 요양보호사가 하루, 일주일 일하다 그만둔 일이 허다하다.
서비스를 신청한 노인의 경우 자주 바뀌는 요양보호사에게 항의하기도 한다.
아침부터 계속 이어지는 방문요양 일정으로 점심도 거른 오씨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서비스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돈이 적으니까 일할 의욕도 없고 솔직히 일안하고 시간만 때우는 경우도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의 말은 추측이라고 하지만 금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복지뉴스 2008-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