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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준비 안 된 어르신 2명 중 1명 꼴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재협 작성일15-08-06 00:00 조회21,338회 댓글0건

    본문

    아이 넷을 기르고 가르치다 보니 우리 부부가 살 노후대책은 엄두도 못 냈어. 칠십이 된 지금 남은 거라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한 채가 다야. 결혼한 아이가 얼마씩 생활비로 보내주는 것으로 밥 먹고 살 뿐이지. 문제는 나나 애들 엄마가 아프면 병원비를 어떻게 조달할지가 늘 걱정이지. 그래서 안 아플려고 노력하는데 그것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젊은 시절 개인회사를 다니다 전주에 내려와 문구점을 차려 자녀 넷 대학 보내고 결혼시키는 동안 재산을 다 처분해 현재는 살고 있는 아파트가 재산 전부라는 정현택(70) 어르신의 하소연이다.

     전북도민 65세 이상 어르신 2명 중 1명은 정 어르신과 비슷한 처지다.

     “내가 늙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65살 이후부터 갑자기 몸이 안 좋고 삶에 대한 의욕이 떨어져 이젠 나도 늙었구나 생각했지. ‘100세 시대’라고들 하는데 손에 쥐고 있는 게 없다보니 우울증까지 생겼어. 자식들 가르치는데 정신없이 살다 보니 나와 마누라를 위해 준비한 게 없었던거야. 그렇다고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도 그렇고. 경제적으로 힘들다 보니 손주들은 보고 싶지만 오라고 말을 못해. 줄 용돈이 없어서 말야”

     올해 69세인 서정욱 어르신의 푸념이다. 이렇듯 도내 어르신 절반이 노후대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65세 이상 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에 의하면 조사응답자 중 50.7%가 ‘노후 독립적인 경제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자녀들의 교육과 결혼비용으로 모든 재산을 소진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국 5,110가구 50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적정 월 노후생활비는 개인기준 142만 원, 부부기준 225만 원으로 나타났다. 최소 월 노후생활비는 개인 98만 원, 부부기준 160만 원. 또한, 노후시작 연령으로는 67.9세였다. 응답자 중 56.8%가 노후시작 현상으로 ‘기력이 떨어져서’를 꼽았다.

     도내 한 사회복지 전문가는 “어르신들의 노후대책 부족은 노인빈곤층을 양산해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급증하는 만큼 국가와 사회가 풀어야 할 사회적 문제가 됐다”며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실제 노후에 들어서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한편, 노후준비 방법(다중응답 결과)으로 1순위가 국민연금(50.4%)을 꼽았다. 2순위는 예금ㆍ적금ㆍ저축성 보험(45.0%)을, 3순위 부동산 운용(25.0%)을 각각 들었다. 그러나 이들 중 80.4%가 ‘노후를 대비해 경제적으로 준비하는 게 없다’고 응답해 노인빈곤현상이 멀지 않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전북도민일보 한성천 기자201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