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실천으로 진정성 보여달라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재협 작성일12-12-26 00:00 조회18,363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박근혜 당선인은 중산층 70% 재건을 목표로 한 ‘국민행복 10대 공약’을 내세웠다. 국민행복 10대 공약이란 ①가계부담 덜기 ②확실한 국가책임 보육 ③교육비 걱정 덜기 ④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확실하게 추진 ⑤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일자리 늘리기 ⑥근로자의 일자리 지키기 ⑦근로자의 삶의 질 올리기 ⑧국민안심프로젝트 추진 ⑨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의 경제민주화 ⑩지역균형발전과 대탕평 인사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 0~2세 영아 보육료 국가 전액 지원
우선 주목할 공약은 ‘확실한’ 국가책임 보육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매년 50개씩의 국공립 보육시설 신축과 100개씩의 기존 시설 국공립 전환을 통해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확대하고, 영아종일제 등 아이돌보미서비스 다양화를 위해 ‘아이돌봄지원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0~2세 영아 보육료는 국가가 전액 지원하며, 3~5세 누리과정 지원비용도 증액해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의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을 다짐했다.
특히 육아부담 완화를 임신단계에서부터 체감할 수 있도록 종합육아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임신기간 중 근로시간 2시간 단축, 출산 후 1개월간 남성 출산휴가 장려, 셋째 아이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 등도 실현한다는 복안이다.
공약 중에는 한부모 가족 아동양육비를 200% 인상해 월 15만 원으로 확대하고, 저소득층 가구의 영아(12개월까지)에게 조제분유와 기저귀를 지원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3교대 근무 도입
대상 범위가 광범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공약은 좀 더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 완화를 위해 부양의무자 소득인정액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부양의무자 범위ㆍ소득ㆍ재산 기준을 검토해 비수급 빈곤층 수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행 최저생계비 120%선인 차상위계층 개념을 OECD ‘상대 빈곤기준’에 해당하는 ‘중위소득 50%’로 확대 개편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 급여체계도 손질해 2013년 최우선 실천과제로 기존 수급자 중심 통합 급여체계를 맞춤형 급여체계로 확대 개편할 방침이다. 이밖에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3교대 근무를 도입하고 사회복무요원의 사회복지 분야 우선 배치를 확대하는 등 복지일자리 질 개선도 약속했다.
의료비 부담 경감도 주요 공약이다. 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질환 등 이른바 4대 중증질환의 총 진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의료비 본인부담상한제를 현행 3단계에서 10단계로 구분해 의료비 경감을 도모한다. 어르신 간병비용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설립, 노인장기요양보험의 4등급과 5등급 신설로 신체장애 치매환자에게 서비스 제공, 기초연금 도입을 통한 급여 2배 인상, 연간 5만개의 노인일자리 확대 공급과 참여수당 2배 인상도 꽤 눈길을 끄는 공약이다.
대상자별 공약 중 장애인분야에서는 현행 장애인복지법을 대신한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17만여 명에 이르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발달장애인법’ 제정과 농아인들을 위한 ‘한국수화언어기본법’ 제정 등이 눈에 띈다.
◆ 공약은 약속 중에 약속...실천의지 믿어줘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복지공약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화려한 선거용이라는 비난도 있긴 하나 전반전으로 현실적이고 무난하다는 평가다. 오히려 박당선인의 트레이드 마크인 ‘약속’에 너무 얽매어 다소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최 균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연금(기초연금)을 20만 원으로 늘리는 등 몇 가지 파격적인 공약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이라며 “하지만 그 얘기는 반대로 보면 기존 정부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는 것도 단점으로 거론된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대로라면 약 130여조 원의 복지공약 이행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공약집을 살펴보면 유독 ‘추진’, ‘반영’이라는 단어가 눈에 많이 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재정확보에 따라 추진이 못 될 수도, 반영이 안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공약 하나하나는 너무 훌륭하지만 세금 확보에 대한 선명한 전략이 없어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며 세수 확보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와 MB정부가 동시에 강조했던 복지정책 중 하나가 바로 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이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사회복지전달체계와 관련하여 별다른 공약이 없다는 점도 의문이다. 다만 중앙정부 주도의 획일적인 지방정책이 부처 간 중복과 낭비를 초래한다는 인식 하에 지방이양된 장애인시설운영 등 일부 복지사업을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하겠다는 공약은 사회복지계의 오랜 요구가 있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공약은 말 그대로 공공에 대한, 국민에 대한 약속이다. 박당선인이 틈나는 대로 강조했던 것이 바로 ‘약속’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일단은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실천 의지를 믿고 지지해주는 것이 순서다. 분명 당선인은 임기 중 공약 이행 과정에서 크고 작은 논쟁과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하지만 묵묵히 공약을 실천하여 진정성을 보여주는 한편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공약은 국민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철저하게 이해를 구하는 것, 그것이 5년 뒤 국민들로부터 ‘성공한 대통령 표창’을 받는 유일한 길이다.
복지타임즈 김광진기자(201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