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도시락비 2억 깎고 민원 예산 수백억‘끼워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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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재협 작성일08-07-10 00:00 조회16,52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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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도시락비 2억 깎고 민원 예산 수백억‘끼워넣기’
가족도 없이 혼자 살면서 몸이 불편해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저소득층 노인들은 복지관 자원봉사자들이 가져다 주는 도시락으로 연명하고 있다. 서울에만 이런 노인이 4000명 정도 되고, 도시락 값은 개당 2500원이다. 그런데 예산 부족으로 일요일을 제외하고 한 달에 25일만 도시락이 배달되는 실정이다. 도시락을 지원받는 노인 중에는 토요일에 배달된 도시락을 아껴 먹거나 일요일에 아예 굶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일요일에도 도시락 배달이 가능하도록 2억원(올해 4개월치분)의 예산이 서울 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를 거쳐 예산결산위원회로 올라갔다. 그러나 예결위는 최근 예산 심의를 하면서 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반면 예결위원들은 지역 민원성 사업에는 끼워 넣기 경쟁을 벌였다. 서울시의 원래 계획에는 없었으나 시의원들이 추가한 사업은 60여 개에 달한다. 모자라는 사업비는 예비비에서 230억원을 끌어다 쓰기로 했다.
시의회 예결위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한 결과 복지 분야(복지국)는 29억원을 깎고 공원 분야(푸른도시국)는 180억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추경예산을 짜는 첫 번째 이유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최우선적 지원&을 내세웠지만 시의회에선 복지 예산 배정에 매우 인색했다는 얘기다. 추경예산은 9일 시의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복지 예산은 깎고=시의회의 예산 삭감은 복지 분야에 집중됐다. 노인생활시설 운영비는 100억원이 깎였으며, 중증 장애인 자립 생활 지원비도 6억5500만원이 삭감됐다. 대신 회기동 종합복지관 건립(20억원)이나 영등포 장애인복지관 기능 보강(2억7000만원)처럼 지역 복지관에 사업비를 지원해 주는 예산은 다소 늘었다.
저소득 노인 도시락 배달 예산 2억원은 원래 서울시 계획엔 없었으나 보건복지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이수정(민노당) 시의원의 요구로 추가된 것이다. 그러나 예결위는 예산 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연세대 하연섭(행정학) 교수는 “공원이나 지역개발 사업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시의원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사업에만 치중하고 서민들에게 절실한 복지 예산을 줄인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공원 예산은 늘리고=복지 예산이 줄어든 대신 공원을 새로 만들거나 정비하는 예산은 크게 늘었다. 대개 지역 주민들의 눈에 잘 띄어 시의원들이 생색을 내는 데 유리한 사업들이다. 근교산 등산로 정비 목적으로 5개 사업에서 32억5000만원의 예산이 늘었다. 또 물을 이용한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서도 20억원가량의 예산이 추가로 배정됐다.
교통 분야에선 ▶구로근린공원 지하 주차장 건설(20억원) ▶올림픽대로 여의2교 주변 녹화(10억원) ▶용비교~행당여중 도로 개설(5억5000만원) ▶홍제고가 철거 설계(3억원) 등의 사업비가 늘어났다. 반면 ▶지하철 1~4호선 통로 자동문 설치(20억원) ▶화곡8동 공영주차장 건설(20억원) ▶용산국제업무지구 교통체계 개선(10억원) 등의 사업은 예산이 삭감됐다.
<중앙일보 2008-07-09>
가족도 없이 혼자 살면서 몸이 불편해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저소득층 노인들은 복지관 자원봉사자들이 가져다 주는 도시락으로 연명하고 있다. 서울에만 이런 노인이 4000명 정도 되고, 도시락 값은 개당 2500원이다. 그런데 예산 부족으로 일요일을 제외하고 한 달에 25일만 도시락이 배달되는 실정이다. 도시락을 지원받는 노인 중에는 토요일에 배달된 도시락을 아껴 먹거나 일요일에 아예 굶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일요일에도 도시락 배달이 가능하도록 2억원(올해 4개월치분)의 예산이 서울 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를 거쳐 예산결산위원회로 올라갔다. 그러나 예결위는 최근 예산 심의를 하면서 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반면 예결위원들은 지역 민원성 사업에는 끼워 넣기 경쟁을 벌였다. 서울시의 원래 계획에는 없었으나 시의원들이 추가한 사업은 60여 개에 달한다. 모자라는 사업비는 예비비에서 230억원을 끌어다 쓰기로 했다.
시의회 예결위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한 결과 복지 분야(복지국)는 29억원을 깎고 공원 분야(푸른도시국)는 180억원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추경예산을 짜는 첫 번째 이유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최우선적 지원&을 내세웠지만 시의회에선 복지 예산 배정에 매우 인색했다는 얘기다. 추경예산은 9일 시의회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복지 예산은 깎고=시의회의 예산 삭감은 복지 분야에 집중됐다. 노인생활시설 운영비는 100억원이 깎였으며, 중증 장애인 자립 생활 지원비도 6억5500만원이 삭감됐다. 대신 회기동 종합복지관 건립(20억원)이나 영등포 장애인복지관 기능 보강(2억7000만원)처럼 지역 복지관에 사업비를 지원해 주는 예산은 다소 늘었다.
저소득 노인 도시락 배달 예산 2억원은 원래 서울시 계획엔 없었으나 보건복지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이수정(민노당) 시의원의 요구로 추가된 것이다. 그러나 예결위는 예산 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연세대 하연섭(행정학) 교수는 “공원이나 지역개발 사업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시의원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사업에만 치중하고 서민들에게 절실한 복지 예산을 줄인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공원 예산은 늘리고=복지 예산이 줄어든 대신 공원을 새로 만들거나 정비하는 예산은 크게 늘었다. 대개 지역 주민들의 눈에 잘 띄어 시의원들이 생색을 내는 데 유리한 사업들이다. 근교산 등산로 정비 목적으로 5개 사업에서 32억5000만원의 예산이 늘었다. 또 물을 이용한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서도 20억원가량의 예산이 추가로 배정됐다.
교통 분야에선 ▶구로근린공원 지하 주차장 건설(20억원) ▶올림픽대로 여의2교 주변 녹화(10억원) ▶용비교~행당여중 도로 개설(5억5000만원) ▶홍제고가 철거 설계(3억원) 등의 사업비가 늘어났다. 반면 ▶지하철 1~4호선 통로 자동문 설치(20억원) ▶화곡8동 공영주차장 건설(20억원) ▶용산국제업무지구 교통체계 개선(10억원) 등의 사업은 예산이 삭감됐다.
<중앙일보 2008-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