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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 위로 장제비 꼭 없애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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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한재협 작성일07-12-11 00:00 조회17,6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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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 위로 장제비 꼭 없애야 하나요”

    대전에 사는 이아무개(60·남)씨는 지난 8월 중증 치매를 앓던 부친의 장례를 치렀다. 장례 뒤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건강보험 지사를 찾아 장제비(사망 위로금)를 신청해 25만원을 받았다. 이씨는 “15년 동안 부친을 보살피며 요양 및 치료비를 대느라 살던 아파트도 팔아 경제적 부담은 물론 정신적 고충도 매우 컸다”며 “받은 장제비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가뭄에 비처럼 반가웠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이씨와 같이 지난해 장제비를 받은 가구는 약 21만 세대로 총액은 522억원이었다.

    건강보험가입자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장제비는 금액은 크지 않아도 서민들에게는 위로가 됐다. 그러나 이런 장제비 혜택이 내년부터는 사라진다. 지난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내년도 건강보험료를 올해보다 6.4%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장제비 급여 제외 △입원환자의 일반식대 50% 인상 △6살 미만 아동의 입원 본인부담금 부과 등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사회보험노조)은 10일 “내년에도 전국 각 지사의 일선 창구에서 조합원들이 장제비 급여 신청을 계속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환 노조 선전국장은 “접수한 서민들의 장제비 신청서는 보건복지부 장관 앞으로 보낼 것”이라며 “장제비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저항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정부의 이번 결정은 서민층 가입자들의 애환을 무시한 조치이며, 출생에서 사망까지 보험급여를 실시하도록 한 건강보험 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장제비 접수 운동을 통해 건강보험 가입자들과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병원 식대 부담률을 올리고 아이들의 입원료 본인부담금을 부활시킨 데 대해서도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들과 건강보험 가입자단체 등 28개 단체가 모인 의료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 “지난 7월 노무현 대통령이 건강보험 30주년 행사에서 남긴 축하 메시지에도 ‘어린이의 입원료 부담 면제는 서민의 의료비 부담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혀놓고, 네 달 뒤 이를 없애는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연대회의는 또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혜택을 줄이기 전에, 국가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강보험 재정에 지원해야 할 금액 가운데 덜 지급된 약 2조2521억원을 즉각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한겨레 2007-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