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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복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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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들 "중고 유모차 어디 없소?"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재협 작성일07-11-16 00:00 조회19,356회 댓글0건

    본문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 거주하는 신모(78) 할머니는 요즘 유모차와 함께 외출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신 할머니는 그동안 다리와 허리 관절 통증 때문에 지팡이 등 보조기가 없으면 걷기조차 힘들어 외출은 꿈도 못 꿨다. 하지만 얼마 전 주민자치센터에서 중고 유모차를 지원받은 뒤에는 생활이 확 달라졌다. 유모차에 몸을 의지해 밀고 다니면 허리 통증이 훨씬 덜해 이제 유모차는 신 할머니의 필수품이 됐다.

    한센병으로 심한 허리 통증을 앓는 고모(76·충북 청원군) 할머니도 지난해 사회복지관의 도움으로 중고 유모차를 갖게 된 뒤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유모차를 이용하면서 허리를 구부리지 않아도 돼 대문 밖을 나서는 일이 훨씬 쉬워졌다.

    15일 시민단체인 대안복지효도본부에 따르면 아이들이 커 버리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유모차가 노인들의 ‘효도차’로 변신하고 있다.

    이 단체는 올 3월부터 중고 유모차를 기증받아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유모차는 몸을 의지하고 걷기에 안성맞춤인데다 운동 효과도 크다. 또 10만원을 훌쩍 넘는 ‘실버카’와는 달리 무료로 제공돼 지역 사회복지관 등에는 중고 유모차를 지원해 달라는 노인들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관련 단체들의 홍보 부족과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심 할머니처럼 유모차의 도움을 받는 노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중고 유모차를 모아 노인들을 지원하는 곳은 몇몇 지자체나 시민단체, 복지관 등에 불과하다. 입소문을 타고 유모차를 찾는 노인들이 있지만 이를 어디서 구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아파트 재활용코너에 간혹 쓸 만한 유모차가 나오긴 하지만 금세 재활용 수집상들이 수거해가기 때문에 노인들이 선점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대안복지효도본부는 최근까지 기증받은 유모차가 겨우 10대도 안 된다.

    김응종 대표는 “중고 유모차를 보내주겠다는 연락보다 노인요양원 등에서 있느냐고 묻는 전화가 훨씬 많다”며 “택배를 부치는 작은 수고만 해주면 큰 도움이 되니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자체나 아파트 주민모임 등이 나서 효과를 본 사례는 좋은 본보기다. 실제로 인천 부평구 청천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서는 2005년부터 주민 스스로 관내 중고 유모차를 수거해 노인들에게 무상으로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첫해는 홍보 부족으로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다음해 지역 주민들에게 적극 알린 결과 지난해 6월까지 모두 35대가 노인들의 발이 됐다.

    청원군노인복지회관 손영환 사회복지사는 “보행보조기를 기증받으면 좋겠지만 가격이 비싸 솔직히 기대하지 않고 있다”며 “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 다닐 정도면 유모차가 외출할 때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쓰지 않는 유모차가 있으면 가까운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계일보 2007-11-16 >